성숙한 시민의식 소방로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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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성숙한 시민의식 소방로 열어

소방방재청 통계에 따르면 긴급차량 현장 도착율은 8분 18초에 이르고 있고 골든타임(4~6분)내 도착율은 32.8%에 불과하다.

교통체증이나 불법 주정차 등으로 긴급차량 출동여건이 악화된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도 성숙된 시민의식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소방통로는 단순히 소방차가 지나가는 길이 아니라 생명을 위해 달려가는 생명로이다. 화재가 발생하면 목조건물의 경우 10분 만에 최성기에 도달해 초기진화는 거의 불가능하다.

초기진화의 필요성이 중요한 대목이다. 일선 소방서에서는 출동시간 단축을 위해 야간 30초, 주간 20초 출동을 목표로 하는 훈련을 거듭하고 있지만, 길이 꽉 막힌 양보 없는 도로에서 길게는 수십 분을 허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꽉 막힌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잿더미만 남은 화재현장에 도착한 소방관은 망연자실하다.

소방기본법 제25조 제3항에서는 긴급히 출동하는 소방차의 통행에 방해가 되는 차량에 대한 강제처분 규정이 있지만, 일분일초가 아쉬운 상황에서 통로에 있는 차들을 언제 치우고 있을 것인가? 차라리 소방관들은 소방호스를 들고 뛸 것이다.

독일의 경우 도로에서 소방차량이 사이렌을 울리고 뒤에서 달려갈 경우 두 차선의 차량이 모세가 바다를 가르듯 양쪽으로 갈라져 소방통로를 확보해 준다.

우리나라는 도로의 폭이 좁아 그 정도를 바라는 건 욕심일 것이다. 하지만 운전 중에 지금 우리집에 불이 났다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물론 강력한 법률 제정이나 신호체계 개선 등을 통해 소방 통로를 확보하는 것도 좋겠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양보의 마음으로 긴급차량에 길을 열어준다면 내 가정의 행복의 길도 활짝 열릴 것이다.

<순천소방서 연향119 안전센터 소방교 유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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