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 설 때를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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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 설 때를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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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3.03.14 13:58
  • 조회수 1,524

어느 조직에서나 아름다운 퇴진은 보석처럼, 영원히 빛이 난다.

하지만 우리들 사회에서 권력과 명예 그리고 부의 자리에 앉아 있노라면, 그 자리를 지키고자 계속해서 머무는 추한 모습들을 간혹 볼 수가 있다.

그래서 인지 예로부터 조직을 이끄는 수장들은 가야 할 곳과 가지 말아야 할 곳을 잘 판단해야 하고, 들어 설 때와 물러 설 때를 잘 알아야 시민들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다.

특히 물러 설 때를 잘 헤아려 적절한 시기에 퇴진하는 것이 동료. 후배들로부터 존경받으며 시민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민선자치 시대를 맞아 일부 관변 단체들의 수장들이 감투욕이나 명예욕에 빠져 있는데다, 일부 정치인들이나 외부 입김에 의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흉한 모습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실 예로 순천문화원을 둘러싼 갈등이 반증해주고 있지 않나 싶다. 민선 3기 시절 S모 수장에 이어, 4기 O모 수장도 법정 다툼 등으로 추한 모습들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O모 수장의 경우, 2008년 9월, 노관규 전 시장이 자신이 추천한 인사가 문화원장 선거에서 낙선되자 시 보조금을 끊으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지난 2006년 문화원 소유의 시청별관 건물을 시가 기부채납 받는 대신 보조금 등을 지원하기로 한 약속을 어겼다

이에 문화원은 순천시청을 상대로 건물 소유권 반환과 명도 소송이 이어졌다.

결국 지난 2월 법원의 화해 권고로 양측이 합의하면서 순천시와 문화원의 해묵은 갈등이 약 6년만에 해결됐다.

그런데 이것이 무슨 날 벼락이란 말인가? 문화원 측은 “법원의 화해 권고안 대로 3억원은 지급하고 임대료는 별도 협의 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시 측은 “문화원이 3억원과 임대료를 요구 한다.”는 것은 “사무실을 비워달라는 말과 다름없다.”며 예산을 세워 다른 대안을 찾고 있는 터다.

이 같은 해묵은 갈등을 지켜본 애향 시민들은 “꼴불견이다. 보기가 흉한 모습이다.” 등 질타가 꼬리를 물고 있다.

고로 현 문화원장은 약 6년동안 사투 끝에 승소와 더불어 그 동안의 공과도 역시 인정받을 때, 물러선다면 동료. 선. 후배들로부터 존경의 대상이 되고 시민들로부터 사랑의 박수를 받을 것이다.

아무튼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답게 살기위해서는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확고한 명분을 앞세워 물러 설 때를 알아야 만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길이 남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한승하 = 작은뉴스 칼럼리스트 겸, 전남매일 취재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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