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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솔국치

기사입력 2011.08.2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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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신묘년(辛卯年) 올 해는, 일제가 대한민국을 강제로 일본에 편입시켰던 경술국치 101년이 되는 해이다.

    일제의 탄압으로 정든 고향을 등지고, 러시아를 유랑하던 고려인들은 대욕일(大辱日)로 기념했다.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를 당하여 망국민으로 전락한 조선말 마지막 선비 매천 황현 선생은 벼슬을 하지 않아 나라의 녹을 먹은 적이 없었음에도 500년 동안 선비를 길러준 나라에서 그냥 망국을 구경할 수만 없다면서 약을 먹고 순국하기까지 했다.

    한 세기를 100년으로 정하고 있으니 경술국치는 한 세기가 지나 지금 그 날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도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101년이 지난 경술국치를 기억하는 일은 의외로 매우 적다. 금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광복절은 제66주년을 맞아 국가기념일로 정부 주체로 성대하게 중앙기념식 행사를 거행했다.

    그러나 민족의 수치일인 8월 29일은 숨기고 싶기만 한 날로 생각되어 침묵이상으로 조용히 지나가고 만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3대 기념일 중 하나였던 경술국치를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 지우고 싶은 역사로만 여긴다면 앞으로의 한국과 일본의 동아시아에서 동반자적 발전된 관계는 예상하기 어렵다.

    경술국치로부터 101년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우리나라 국민의 가슴 속에 맺힌 응어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의 우경화와 왜곡 교과서 문제, 독도 영유권 주장, 한국의 동해를 일본해로 명칭하는 사안, 해결되지 않은 위안부 문제 보도가 언로매체로부터 자주 나온다.

    광복절 제66주년인 올해 경술국치일에는 이를 숨기려고만 하지 말고, 과거청산의 업보를 털어내는 날로 기념해, 당당하게 우리의 미래를 건설하고, 한국과 일본의 동반자 관계에 초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국가 위기 때마다 분연히 일어나 이를 극복했던 수많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이 있었음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전국 각 지역에는 이 분들을 기리기 위해 국가보훈처에서 지정한 현충시설이 소재하고 있으니,

    한 번쯤 방문해 그 분들에 대한 감사와 다시금 이 땅에 슬픈 역사를 만들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앙 정부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독립유공자와 그 유가족이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報勳情神)과 호국 안보의식을 키워나간다면 다시는 101년 전 이 땅에 발생했던 경술국치와 같은 역사적 비극이 재현되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

    <순천보훈지청 보훈과 허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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