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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제동 마을이야기

아름다운 골목길과 인제산(남산)의 슬픈 사연들을 품은 마을 ‘남제동’

기사입력 2013.12.06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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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제동주민센터 임영택 동장

      ‘동민들과 어울려 함께 웃고 즐기는 것이 좋다’

      임영택동장은 "이웃집 아저씨 같은 모습에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어울려 생활하는 것이 참 좋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늘 주민들 곁에서 먼저 생각하고 주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끔은 막무가내로 고함부터 지르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것도 인생의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생각들만으로 산다면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고함을 지르는 일도 없을 테니 말입니다”

      때 묻지 않은 주민들의 순박한 마음이 고마워 작은 일에도 직접 나서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임영택동장은 남제동을 순천 어느 지역보다 살기 좋은 곳이라 지칭한다.

      아직 생활환경은 다른 동에 비해 부족한 것이 많지만, 주민들의 넉넉한 인심이며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은 순천시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방치되어 있던 거리에 주민들 스스로가 꽃을 가꾸고 철쭉을 심어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남제동 동장으로 근무하는 것이 정말 보람됐습니다.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주민들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갖고 마을을 가꾸어가는 모습을 떠올리면 늘 즐겁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주민들의 변화에 맞춰 cctv 설치, 주차시설확보, 근린시설설치 등 더 편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고 싶지만, 여러 가지 행정적인 문제들에 부딪혀 할 수 있는 것보다 안 되는 것이 더 많다.

      특히, 동장 첫부임부터 변화를 고심해왔던 남제동의 한 부분인 인제C지구를 생각하면 동민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그래서 주요시책으로 삼고 있는 근린시설확보, cctv 설치, 공동주택유치등 주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일부터 우선순위를 설정해 하나씩 해결해 갈려고 노력한다.

      일하는데 있어서도 본인이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시키지 않는 성격이다.

      직원들에게도 동장이라는 권위보다는 편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좋다.

      일하는데 있어서는 명령이 아닌 대화로서 서로를 배려하며 업무처리를 해나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업무가 아니더라도 한쪽의 직원의 일이 많아진다면 다른 쪽으로 돌리는 업무배분을 한다.

      그렇게 일처리를 하다보면 같은 일을 해결해도 성과가 다르고 일에서 얻는 만족감은 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있어서 즐겁다며 순박한 웃음으로 남제동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임영택 동장.

      순천시 어느 지역보다도 더 살기좋은 동으로 만들어나가겠다는 그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남제동 주민센터 전경

     

     

     

     

     

     

     

      ‘억만골과 피내또랑’의 슬픈 전설만큼이나 숨겨진 이야기와 아름다운 풍경들이 곳곳에 숨어 있는 마을 ‘남제동’.

      남정동과 인제동이 1964년 통합되면서 남정리와 인제리의 머리글자를 따서 ‘남제동’으로 불리기 시작한 이 마을에는 1만 1,666명(2012.07)의 마을주민들이 거주하며,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남제동은 유난히도 골목길이 많다.

      특히, 수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거쳐 갔을 남제골의 ‘쉬엄쉬엄 골몰길’은 남제동의 자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남제동 '쉬엄쉬엄 골목길 타일벽화'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면 골목길 하나하나가 애잔한 사연을 담고 있는 듯 한 느낌이 든다.

      아마도 여러 지역 사람들이 모여들어 형성된 마을이기 때문인 듯하다.

      남제골의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계속해서 꼬리를 물고 길이 이어진다.

      지금은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새 도로들이 들어오고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하지만 오래전에는 길 한가운데 실개천이 흐르고 대학생들의 자취방들이 즐비했었다고 한다.

    쉬엄쉬엄 골목길 타일작업 중인 주민들

     

     

     

     

     

     

     

     

     

     

      실개천은 복개되어 사라지고 즐비하던 자취방들 사라졌지만 마을주민들의 노력으로 그 시절의 명성을 되찾은 남제골의 쉬엄쉬엄 골목길 벽화는 또 하나의 볼거리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남제동은 임진왜란 때 순천이 겪은 비극의 한 역사를 전해주는 인제산(남산)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주거지역이다.

      인제산(남산)에는 고려 정종 때 박난봉이 왜적을 막기 위해 쌓았다는 건달산성의 잔해들이 오랜 역사를 대신해 남아있다.

      건달산성에 얽힌 사연들 또한 남제동을 알아가는 또 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다.

      건달산성의 성곽 내에는 피내골, 억만골, 처마골, 산죽 베기, 서당골, 큰무쟁이 등의 다양한 지명들이 전해오고 있다.

      특히, 남제동의 일부인 인제동은 인제산 골짜기로 많은 사람들이 난을 피해 숨어들었다가 죽임을 당했다는 억만골에 대한 슬픈 사연들을 안고 자연과 하나 된 마을의 모습을 간직한 체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복개되어 사라졌지만 마을을 따라 흐르는 냇물에 그때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이들의 피가 흘러 내렸다는 피내골 또한 마을사람들에 의해 구전처럼 전해지고 있다.

      유적으로는 방형의 용지(승평부사가 기우제를 지냈다는 작은 샘), 박난봉 장군의 사당지가 있다. 박난봉 사당지에는 마가사(박난봉 장군이 공을 들였다고 함)란 절도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현재까지도 건달산성의 역사와 규모, 축조된 시기에 대해서도 전혀 알 수 없지만 지금도 산에 오르면 성의 흔적을 살필 수 있는 성석들이 흩어져 있어 옛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런 탓인지, 현재는 옛 사연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체 남제동 사람들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마을의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는 인제산은 순천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등산로로 손꼽히고 있다.

      남제동에 위치한 교육기관으로는 순천고등학교와 성남초등학교가 있으며, 오랜 전통과 역사에 걸맞게 순천의 많은 인재들을 배출해오고 있다.

      이외에도 남정우체국과 kt&g (한국담배인삼공사순천지점), 전남낙농협동조합, 순천원예농협, 상수도관리사업소, 남정 정수장 등 많은 공공기관들이 위치해 있다.

     남제동은 매년 효잔치를 통해 어르신들게 웃음을 드린다.

     

     

     

     

     

     

     

     

      얼마 전에 치러진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길목으로도 큰 몫을 차지한 남제동에는 아직도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들이 남아있다.

      그 이야깃거리들을 잊지 않고 후손들에게 남기기 위해 수많은 마을주민들이 함께 공생하고 협동하며, 그렇게 남제동 사람들은 새로운 꿈을 꾸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 김현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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