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선암사 유물 보존실태 놓고 공방

공동인수위와 순천시 편애한 입장 차 보여

기사입력 2011.03.30 09:13

SNS 공유하기

fa tw gp
  • ba
  • ka ks url

    최근 선암사 재산관리권 인수를 위해 전수조사에 나선 태고종과 조계종의 공동인수위가 "수장고를 조사한 결과 중요 유물이 훼손되고 보존실태가 허술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동인수위는 순천시가 유물 일부 유출했고 수장고 출입문의 봉인과 서명이 도용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게다가 공동인수위원장인 태고종 선암사 주지 경담스님은 29일 "습기로 인해 보관중인 탱화들이 갈라지거나 곰팡이로 훼손됐고, 몇해 전 진위여부 논란 끝에 진품으로 밝혀진 국보급 유물인 금동불상도 관리부실로 인해 얼굴과 몸체에 균열이 생겼다"고 밝혔다.

    더욱이 경담스님은 "순천시가 40여 년 동안 유물을 관리하면서 수장고내 유물 일부를 유출했으며, 최근 반환의사를 표시해왔지만 그 숫자와 유물 내용을 알 수 없어 거절했다"며 "순천시는 귀중한 선암사 유물을 훼손에 이르게 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뿐만 아니라 경담스님은 또 수장고와 외부로 연결하는 출입문의 봉인 직인과 사인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며, 필적 감정을 통해 명의도용자를 찾고 유물을 외부로 반출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순천시 관계자는 "순천시가 40년 동안 관리해 온 재산은 매표소나 부동산 등이며, 유물은 스님들이 직접 관리했다"고 반박했다.

    또 이 관계자는 "지난 2002년 개관한 성보박물관도 2008년까지 스님들이 관리했으며, 순천시가 관리한 이후로는 수장고에 습기가 찬 일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유물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지난 2007년 12월~2008년 3월까지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열린 '불서(佛書)로 본 스님의 일상'이라는 전시회에, 당시 총무스님의 허락을 받아 중요민속자료 244호인 '傳 대각국사가사'와 호계첩, 경운스님의 머루화 등 6점을 일시적으로 빌려준 적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시가 끝나 반환하려는 과정에서 유물의 진품여부 의혹이 제기돼, 전문가들의 감정을 거쳐 수장고로 반환했다고 밝혔다.

    한편 공동인수위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유물의 온전한 보존을 위해서는 현 수장고의 5배 넓이의 공간에 제습장치를 갖추고, 유물 하나하나를 오동나무 함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 현 정 기자 >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