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은지심’ 여수 한 시의원.. 어쩌다 이 지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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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여수 한 시의원.. 어쩌다 이 지경까지

여수공노조, 규탄성명 이어 사퇴 1인 시위, 의원윤리강령 무색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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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1.09.3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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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한 시의원의 부도덕 행위가 관가를 강타하면서 파장이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28일 열린 여수시의회 본회의에서 당사자인 김덕수 의원의 신상발언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그간 관망 모드에 들어갔던 공노조 여수지부도 강력 대응을 천명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날 오후 시청 브리핑 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공무원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시의원이 지위를 이용,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데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다가 전 여수시장발 비리사건에 연루돼 곧 대법원의 최종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때에 반성은커녕 오히려 구태를 자행, 스스로 의원윤리강령을 짓밟았다“고 맹비난 했다.

여수시의회 의원윤리강령 3조에는 ‘공직자로서 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이득을 도모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아니하며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솔선수범한다’고 적고 있다.

노조는 이에 따라 부당한 압력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 의원은, 여수시민에게 공개 사과하고 의회는 징계를 열어 사퇴시키는 한편 대법원은 엄정 신속 판결을 내리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다음 주부터 시의회 입구에서 1인 릴레이 피켓 시위를 벌인다고 밝혔다.

여수공노조 관계자는 “김 의원의 본회의장 신상발언은 자신의 행위가 정당한 것처럼 호도해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관철될 때까지 투쟁 강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발단은 호남석유화학 여수공장 신규 지상원료이송 관로인 철 구조물(파이프 랙)을 1km 가량 설치하는 과정에서 여수시에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공사를 강행한 것이 화근이 됐다.

김 의원은 호남석화 출신으로 지난 21일 시청 담당 공무원에게 몇 차례 전화를 걸어 자신의 친인척이 공사를 하고 있다며 시에서 행한 원상회복 명령 공문발송 연기를 요구했었다.

여수시는 그러나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를 받지 않은 이 회사에 공사 중지와 원상회복 명령 공문을 발송하는 처분을 내렸다.

그래서인지 김 의원은 통화중 공무원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는 이유로 곧장 시청으로 달려가 담당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공무원님, 내가 뭘 잘못했냐’며 실랑이를 벌이다 자신의 핸드폰을 바닥에 내던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수시 한 고위 관계자는 “자숙해야 할 시의원이 이런 저급한 행동을 한 것은, 의원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그간의 의회차원에서 기울인 자정노력도 말잔치에 불과했다”고 강력 규탄했다.

김 의원은 이날 본회의 신상발언에서 지난 21일 조카의 전화를 받고 호남석유화학 파이프랙 공사를 여수시가 중지명령을 내린 이유를 묻기 위해 담당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불법공사를 의원이 나서냐며 끊어버려 황당했다"고 실토했다.

그는 "민원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전화했을 뿐 어떤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며 "의원생활에서 공무원에게 무리한 부탁을 한 적이 없다 시의원을 경시하는 공무원들의 기강이 문제“라고 일갈했다.

여수시 한 의원은 “창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면서 “더 이상 문제가 확산되지 않도록 조기수습을 위해 의회차원에서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 여수=김현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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