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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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소리

한밤중의 소동

얼마 전 토요일 자정 무렵 관내 아파트 화재 출동지령을 알리는 신호가 울렸다. 신속하게 출동하여 현장 도착해 보니 00아파트 9층 한 세대 현관문틈으로 고무 타는 냄새와 흰 연기가 나왔다.

대원들이 현관문을 개방하고 내부에 진입하니 다행히 사람은 없고 침대위 전기장판에서 전기과열로 화재가 발생하여 이불과 베개 등으로 번지는 상황이었다. 소방대원에 의해 화재는 즉시 진화되었지만 하마터면 한가정의 행복한 삶의 터전을 한꺼번에 앗아갈 뻔했다.

한 사람의 작은 부주의로 한밤중에 수많은 소방차가 출동하였고 사이렌 소리에 놀란 주민들이 몰려들어 불안한 마음으로 구경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작은 실수가 본인은 물론 이웃주민에게 얼마나 큰 불안과 불편을 안겨주는지를 생각하면 작은 화재라도 발생하면 안 될 일이다.

화재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고 초기에 진화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소방방재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에서 4만3875건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중 24%인 1만 645건의 화재가 주거시설에서 발생했고 화재사망자 263명중 67%인 177명이 주거시설(단독주택, 공동주택, 기타주거시설 포함)화재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원인별로 '부주의'가 46%인 2만 23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는 '전기'가 24%인 1만 663건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주택화재를 예방하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지난 2월5일부터 아파트, 기숙사를 제외한 공동주택 및 단독주택에도 소화기구 및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소방시설을 설치한다 하더라도 각 가정에서 세심한 주의를 하지 않는다면 주택화재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각 가정에서 주택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몇 가지 일상적 점검을 생활화 하자!

첫째, 각종 가전제품이나 전열기 사용 시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 개의 전기 플러그를 접속시켜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반드시 플러그를 뽑아두도록 한다.

또한 전기배선과 콘센트의 먼지 , 습기 등을 제거하여 트레킹에 의한 화재를 예방해야 한다.

둘째, 음식물을 조리할 때나 빨래를 삶을 때는 장시간 자리를 비우거나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가스를 끄고 중간 차단밸브를 꼭 잠그도록 한다.

셋째, 잠자리에 들기 전에 가스ㆍ전기 등의 안전을 확인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며 소화기를 잘 보이는 곳에 비치하고 사용법을 숙지하여 유사시를 대비하도록 하자.

내 가정의 행복은 작은 관심에서 출발한다. 작은 부주의로 내 가정에 화재가 발생한다면 일을 그르친 다음 아무리 뉘우쳐도 소용없는 '사후약방문'이 될 지도 모른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세심한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항상 생활화한다면 화재로부터 내 가정의 안전과 행복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고흥119안전센터 소방사 전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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