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날 논평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은뉴스

환경의 날 논평

순천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5개소

생태도시 순천의 불편한 진실을 아시나요?

정원박람회장에 인파가 몰리면서 순천시는 고무된 분위기다. 한편으론 박람회장에서 비껴있는 요식, 숙박, 택시 등 시내권의 업소는 오히려 장사가 더 안 된다는 푸념이 많다. 내실 있는 최종 결과를 위해 들뜨지 않는 차분함이 필요하다.

오늘, 환경의 날을 맞아 우리는『생태수도』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순천시에 어울리지 않는 반 생태적인 환경철학과 행정행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1. 생태도시 브랜드의 상징, 순천만 갯벌은 죽어가고 있는데, 대책이 없다.

순천만 갯벌은 람사습지로 지정(2006. 1)된 후, 최근 6~7년 사이에 갯벌생산성을 대표하는 꼬막, 짱뚱어, 맛조개, 칠게 등이 대체로 절반정도로 감소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현실은 참담하다. 올 봄에 동천을 거쳐 이사천으로 회유하는 실뱀장어(시라시)는 마리로 셀 정도였으며, 현재 짱둥어의 산란철임에도 망둥어만 활발할 뿐, 짱뚱어의 춤추는 몸짓은 찾아보기 어렵다.

순천만 생태관리의 실적으로 순천시는 흑두루미 개체수 증가를 자랑합니다. 볍씨를 주로 먹는 두루미나 기러기는 먹이와 잠자리를 보호하면 당연히 늘어난다.

이에 비해 갯벌에서 패류를 섭취하는 대표종인 혹부리오리는 1998년 11,000여 개체에서 최근 2,000여 개체로 대폭 줄었습니다. 갯벌에서 먹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인공습지 복원으로 수십억원을 투입하면서 정작 자연의 갯벌습지는 왜 보살피지 않을까요? 순천만 유입수계의 도사, 별량, 해룡면의 마을하수처리율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사천 생태하천 공사를 한다면서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 서직시를 파헤칩니다. 남도삼백리길 확장공사가 도요새 휴식처인 갯벌을 가로질러 간다.

철따라 변하는 염생식물의 변화, 물새의 이동, 저서생물의 분포 등 기본적인 생태계조사는 방기하면서 그저 순천만에 발길이 몰리면 생태도시가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인지요.

갯벌습지는 연안지역 주민들을 배려하여야 생산성과 건강성이 지켜집니다. 순천만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주민과 NGO가 참여하는『거버넌스형 관리체계』를 수차레 제안하였음에도 화답하지 않은 채, 연일 관광실적 홍보에만 치중하는 동안 생태수도의 상징, 순천만 갯벌은 날로 황폐화되어 가고 있다.

2. 『정원박람회 = 순천만 보호』라는 주장은 그 철학과 실상이 엇갈린다.

○ 국제습지센타라는 간판 아래에 날개깃이 잘린 철새들이 사육되고 있다.

홍학, 물떼새, 도요새 등은 국제적으로 이동하는 철새입니다. 날개깃이 잘린 채 종종걸음인 이 불안한 생명들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면서 ‘생태학습장 정착’이라는 기사가 난무하다.

“국제습지센타”란 간판아래서 보호받아야 할 생물이 오히려 학대받고 죽어가는 어이없는 광경은 안타까운 생태철학의 현 주소일지도 모른다.

○ 박람회장은 순천만 보전의 순기능과 역기능이 혼재한 인공시설일 따름이다.

해룡천의 물고기 폐사는 해마다 반복되고 증가하는 양상으로 순천시는 그 요인을 하천오염에 의한 부영양화로 추정했다.

그렇다면 박람회장에서 배출되는 비료, 농약, 영양제의 사용기준과 폐수의 성분과 농도는 적정할까요? 박람회장에 급하게 이식된 수목과 잔디, 초화류는 동천과 순천만의 갯벌생명에게는 부영양화를 가중시키는 ‘규모가 큰 점오염원’일 따름이다.

년 간 100만명 이상의 수송을 계획한 PRT의 존재는 대기업에 몰아준 특혜일 뿐, 지역경제에는 득이 없으며 분별없이 경관을 훼손하고 관광유원지화를 촉진하는 어울리지 않는 시설물이다.

○ 박람회가 불러온 ‘하늘빛축제’, 공원의 나무가 전선과 전구로 칭칭 묶여 있다.

이른바 박람회와 연계된 하늘빛축제가 5개월 동안 개최되는 조곡동 장대공원의 나무들이 전선과 전구로 칭칭 감겨 있다.

원전가동 중단으로 온 나라가 에너지비상 시국인 이 때, 공원의 나무들은 에너지를 마구 낭비하는 행사의 소품으로 쓰여져 생식생장에 상처받고, 나무는 막 다뤄도 좋다는 인식을 심게 될 것이다.

“생태박람회”가 불러온 “반 생태행위”, 생태수도 순천의 환경 철학은 무엇입니까?

3.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늘어나는 순천시는 평범한 수준의 환경관리도시다.

『생태환경도시』의 기본은 쓰레기 배출량 감소, 재활용율, 상수도 누수율 개선, 하수처리율, 녹색교통의 이용률, 에너지절감형 도시구조 등이 우선과제다.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예로 보면 순천시는 최근 5년간 평균, 1인당 하루 0.93kg을 배출하고 있어, 생태도시라 자랑할 수 없는 평범한 수준의 환경관리 도시다.

실적과 이벤트의 전시행정은 한 시대의 정치지도자들에겐 달콤할지 모르나, 지역의 백년지대계는 올바른 철학과 묵묵한 실행이 근본이 되어야 함을 직시하기 바란다.

2013. 6. 5

순천환경운동연합,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순천KYC,

순천YMCA, 핵없는사회를위한 순천시민연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