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의 음악정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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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의 음악정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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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0.11.26 08:49
  • 조회수 1,495

< 구민 배일동 명창 판소리 기고문 >

판소리의 유래를 흔히들 조선후기로 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조선후기 사회는 봉건사회로 지배계급의 부패와 당쟁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의 시기였다.

양반관료들의 야만적인 통치와 비인간적인 처우에 못 이겨 수 많은 민중봉기가 일어났다.

이와 더불어 사회과학문명은 뒤쳐지니, 급기야 서민계층이나 진보적 지식인들은 개혁의 목소리를 높여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전 부문에 걸쳐 새로운 세계의 문화조류를 형성해 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와중에 판소리가 생겨났습니다.   착취와 수탈에 허덕이며 개돼지 취급을 받았던 민중들의 의지처는 과연 어디에 있었을까요?

그들의 푸념거리는 바로 다름 아닌 "판소리"였던 것이다. 옛 글에 이런 말이 있듯,

治世之音安以樂(치세이음안이락) 치세의 음은 편안하고 즐거우니 정치가 화평하기 때문이고,

亂世之音怨以怒(난세지음원이노) 난세의 음은 원망이 차고 노기를 띠니 정치가 어그러졌기 때문이요,

望國之音哀以思(망국지음애이사) 망국의 음은 슬프고 시름겨우니 백성들이 곤궁하기 때문이다.

틀림없는 말이다. 당시 설움을 받던 백성들은 바로 판소리에 그 고단한 뜻을 부쳐 신랄하게 호소하였던 것이다.

판소리 곡(曲)과 사설(辭設)을 보면 알 수 있는 것 처럼, 그 예를 들어보자면 '춘향가'의 백미(白眉)라 할 수 있는 '어사출또'에서 칠언절구의 한시를 보면

금준미주천인혈(金樽美酒 千人血) 금으로 만든 술동이의 향기로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반가효만성고(玉搬佳酵 萬成膏) 옥쟁반에 놓인 기름진 안주는 만백성의 고름이요

촉루낙시민루락(燭漏落時 民淚落 ) 촛농이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이 떨어지고

가성고처원성고(歌聲高處 怨聲高) 잔치의 노랫소리 높은 곳에 백성의 원망소리 높아라

당시의 사회적 부패를 여실히 보여주는 시구다.

                                                         < 배일동 명창 글은 매주 이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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