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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거점 국립대학,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성적 ‘낙제’
거점 국립대학 전력은 많이 쓰고 재생가능에너지 전환 노력은 미흡


국내 거점국립대학 재학생들이 12월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 재앙을 경고하는 캠페인을 열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같은 날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제24차 당사국총회(COP24)에 맞춰 이날 행사를 기획했다.

행사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소속 대학 상대로 재생가능에너지 시설 확대를 촉구하는 “재생가능에너지 A+ 대학 다닐래요” 퍼포먼스 행사를 벌였다.

퍼포먼스 일환으로 학생들은 광화문 광장 바닥에 가로·세로 21m 크기 태양 모양의 현수막을 설치하고 대학생·시민 4000여명의 응원 메시지로 현수막을 채웠다.

전국대학생연합 그린유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대신기) 소속 대학생들은 지난 여름부터 전국 10개 거점국립대학교의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요구하는 [RE]제너레이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행사의 일환으로 국립대학 재학생들은 지난 8월부터 4개월간 소속 대학을 중심으로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캠페인을 진행해 대학생·시민 4134명으로부터 지지 서명을 받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또 이날 그린유스, 대신단 소속 대학생과 함께 ‘2018 대한민국 거점국립대학교 기후변화 리더십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서울대, 강원대, 충남대, 충북대, 경북대, 경상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부산대 등 10개 거점 국립대학이 국회 교육위 소속 이찬열 위원장(경기수원갑 지역구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거점 국립대학들은 전력을 많이 쓰면서도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려는 노력은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국립대학은 지난해 전기 68만1000 MWh를 사용해 이산화탄소 31만2000 톤(t)을 배출했다. 자동차 13만 대가 1년간 뿜어내는 온실가스와 맞먹는 규모다.

반면 10개 대학이 교내 재생가능에너지 시설로 생산한 전력은 1인당 소비량의 1.9%에 불과했다. 10개 대학이 보유한 재생가능에너지 설비 총량은 8630 KW로 한해 전력 생산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3.23%밖에 감축할 수 없다.

 1인당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서울대였다. 서울대의 전력 사용량은 전북대(2위)의 5.8배, 강원대(10위)의 9배에 이르렀다. 서울대의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은 8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강원대의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가장 적었다.

충북대와 전남대는 각각 1000KW 이상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을 늘리고 에너지효율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 부산대, 충남대, 서울대, 경북대 등은 태양광 발전시설을 중심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을 짓거나 건설 계획을 갖고 있었다.

다른 대학들은 기존 전기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북대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별다른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다.

자료 분석과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또 전국 거점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에 서한을 보내 거점 국립대학들이 △교내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을 늘리고 △관련 계획 수립 시 학생 참여를 보장하며 △에너지 소비체계를 적극적으로 전환해 지역사회의 모범이 될 것을 요구했다.

그린유스 소속 박진갑 전남대 신소재공학과 2학년생은 "기후변화 위기에서 깨끗한 미래 사회를 지켜내려면 사회 각계각층이 모두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며 "기후변화 시대를 이끌어갈 리더를 양성할 책임을 가진 대학교의 솔선수범이 절실히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사용에 지지부진한 국내 대학과 달리 미국 대학들은 올해 들어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으로 소비전력 100%를 충당한다는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매사추세츠 주 보스톤 대학은 사우스다코타 주 풍력발전소와 계약을 맺고 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을 매입해 소비 전력 100%를 충당하겠다고 지난 9월18일 밝혔다.

같은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햄프셔 대학도 지난 9월 인근 태양광 발전소와 전력구매 계약을 맺고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에너지 소비 시스템을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캘리포니아대학도 2025년까지 100% 재생가능에너지 캠퍼스를 실현하겠다고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하버드대학은 교내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을 늘려 이미 온실가스 배출량 33%를 줄였다.

이유니 그린피스 기후변화 캠페이너는 “거점 국립대학이 기후변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립대학들은 미래 인재양성기관으로 전력 소비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재생가능에너지 생산과 사용을 늘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안형근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교육기관이 관심과 의지만 있으면 옥상 등 유휴시설을 활용해 재생가능에너지 발전량을 늘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대학생들이 기후변화 시대를 살아갈 방법을 스스로 결정하고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해당 보고서의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거점 국립대학 전력소비량과 재생가능에너지 사용량 관련 자료를 수집한 이찬열 의원은 “국립대는 지역 공동체 구심점으로서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국립대학들이 재생가능 에너지 사용을 솔선수범한다면 지역사회의 참여를 늘릴 수 있다”며 “학생들이 재생가능에너지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회는 정책적 지원과 입법적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이기현 기자 >

기사등록 : 2018-12-06 오전 11:36:33 기사수정 : 2018-12-06 오전 11: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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