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정원으로 낭만을 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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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가을정원으로 낭만을 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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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3.09.10 17:54
  • 조회수 1,339

  조용하고 자그마한 도시 순천이 어느새 활기넘치는 생태관광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그 중심에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올 가을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600년 그루터기의 팽나무가 있는 바위정원을 지나 오른쪽으로 난 조그마한 오솔길을 따라 걸어보자.

  어른의 키만큼 자란 물억새가 어서 오라는 듯 온몸으로 반길 것이다. 물억새의 서걱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개울물 흘러가는 소리를 벗 삼아 걷고 있노라면 고향의 아늑한 품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징검다리를 건너며 내 인생은 어디만큼 와 있나 돌아보며 한참을 멈추어 있어도 좋다. 자갈길을 따라 걸으면서 하늘과 나무를 바라보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새소리에 귀는 맑아지고 눈은 시원해 질 것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사색길이다.

  호수정원쪽으로 발길을 옮기며 이 언덕 저 언덕에 올라 시원한 가을바람의 향기를 맡아보자. 산티아고의 길이 멀리 있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저녁노을이 물들 무렵 호수정원 다리위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면 신비로운 자연과 하나가 되는 몰아일체를 경험하게 된다.

  호수와 붉은 노을은 혼을 쏙 빼 놓을 만큼 무아지경 속으로 빠져 들게 한다. 어둠이 내리고 호수정원 다리와 세계전통정원, 그리고 녹음이 짙어진 참여정원에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면 여기가 어디인가 잠시 착각이 들 정도로 외국의 어느 멋진 명소가 부럽지 않은 야경이 펼쳐진다.

  그 길을 혼자여도 좋고, 연인과 함께여도 좋다. 천천히 다리 위를 걸어보자. 하늘엔 달과 별이 고요히 비추고 호수위엔 각양각색의 불빛들로 환상 그 자체다. 추억과 낭만 가득한 여로가 될 것이다.

  프랑스 정원 벤치에 앉아 호수 쪽을 바라보면 그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이 인생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게 하고 어느새 자신이 시인이 되어 있음을 느낄 것이다.

  프랑스정원을 나와 건너편의 중국정원으로 들어가 보자. 은은한 불빛과 머리위로 늘어진 나뭇가지 사이를 호젓이 걷다보면 어디선가 사랑하는 임이 나타날 것 같은 설렘과 신비로움이 감긴다.

 

  혼자 사색에 잠기고 싶을 때, 세상사 시름 훌훌 털고 떠나고 싶을 때, 연인과 낭만적인 시간을 갖고 싶을 때, 가족과 손을 잡고 대화하고 싶을 때 정원박람회장의 정원을 거닐며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인생의 별빛 같은 추억으로 우리가슴 깊은 곳에 남아 오래도록 반짝 거리며 행복의 나래를 떠올리게 할 것이다.

< 차인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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